‘슈링크플레이션’(shrink+inflation)이란?
양을 줄인다는 뜻의 슈링크(shrink)와 물가 상승을 뜻하는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
영국의 경제학자 피파 맘그렌(Pippa Malmgren, 1962~)이 2015년 만들었는데 '줄어들다'라는 뜻의 '슈링크(shrink)'와 '물가상승'을 나타내는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입니다. '패키지 다운사이징(package downsizing)'이라고도 한다.
사실 제품 용량 줄이기의 역사는 오래된 상술이죠. 슈링크플레이션이라는 용어가 최근에 정의된 것 뿐입니다.
예를 들어 골드코어닷컴의 설립자인 마크 오번은 제1차 세계대전 중이던 1916년 일간지 <시애틀 스타> 1면 기사를 소개하면서 빵의 무게가 줄어든 것을 지적했는데 이것이 슈링크플레이션에 대한 최초의 공식 기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사에서는 “지난주 감독관들이 빵 상황을 체크하기 위해 베이커리를 돌아다녔을때 과거 10센트짜리 빵의 무게가 32온스에서 22온스로 줄어든 것을 발견했다. 5센트짜리 빵의 무게는 16온스에서 11온스로 줄어 있었다”고 하였다. 그 당시 슈링크플레이션이라는 단어는 없었지만, ‘다운사이징’ 현상은 100년전에도 있었음을 보여주는 기사입니다.
관련된 뉴스를 하나 보겠습니다.
핫도그 5개가 4개로 줄었다…소비자 모르게 '슈링크플레이션'(종합) |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신선미 기자 = 초등학교 3학년 딸을 둔 A씨는 지난달 집에서 핫도그 봉지를 뜯다가 당황했다.
www.yna.co.kr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가격을 내리지 않고 용량 줄이는 기업은 계속 있어왔습니다.
다른 나라의 경우에는 법으로 제한을 하고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브라질은 용량 변경 때 포장에 고지해야 합니다. 프랑스도 입법을 검토하고 있다고 합니다.
다음은 오늘자(2023.11.09) 신문입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06047#home
'우유 사무관'이 우윳값 잡을까…장바구니 28개 품목 핀셋 관리 | 중앙일보
이른바 ‘빵 서기관’, ‘우유·아이스크림 사무관‘, ‘커피 사무관’ 등을 지정해 각 담당자가 물가를 전담 책임지는 방식이다. 이 중에서도 빵·우유·스낵과자·커피·라면·아이스크림·설탕
www.joongang.co.kr
빵, 우유, 커피 등 품목별로 서기관을 붙여서 핀셋으로 물가를 관리하는 특별물가안정체계가 시행된다는 소식입니다. 그렇지만 항상 규제가 강해지면 반대적으로 기업들은 우회를 하면서 회피해 왔습니다.
뉴스는 정부가 고공상승하는 장바구니 물가를 잡기 위한 ‘특별물가안정체계’를 본격 가동하기 시작했으며 이른바 ‘빵 서기관’, ‘우유·아이스크림 사무관‘, ‘커피 사무관’ 등을 지정해 각 담당자가 물가를 전담 책임지는 방식으로 이른바 ‘MB식 물가관리’가 부활했다고 평가했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 차관 직속으로 ‘농식품 수급상황실’을 설치 28개 주요 농식품 물가를 엄중히 관리하겠다고 9일 밝혔는데 상황실은 ▶총괄반 ▶원예농산물반 ▶축산물반 ▶식량·국제곡물반 ▶식품·외식반 등 5개반으로 구성되는데
원예농산물반에선 배추·무·양파·건고추·깐마늘·생강·대파·토마토 등 9개 품목을, 축산물반에선 소고기·돼지고기·닭고기·달걀 등 4개 품목을, 식량·국제곡물반에선 쌀 품목을 관리. 이외 상추·배·감귤·감자 등도 기타 관리 대상이다.
특히 가공식품은 14개 품목이 중점관리 대상에 들어간다. 이 중에서도 빵·우유·스낵과자·커피·라면·아이스크림·설탕·식용유·밀가루 9개 식품 품목은 서기관·사무관급 담당자들이 나눠서 밀착 관리한다. 과거 이명박 정부 당시에도 ‘배추국장’·‘무국장’ 등으로 불린 실무자들이 지정 품목을 밀착 관리한 바 있다. 한훈 농식품부 차관은 “가공식품 업계와의 소통을 강화하고, 애로사항을 발굴해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등 물가 상황을 밀착 관리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이렇게 밀착 관리를 해서 물가가 실제 관리가 되는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기업들은 어떻게 이러한 핀셋 관리에 맞서서 우회 할 것인가 궁금한데요
기사에서는 추가로 전문가들의 의견을 제시합니다. 담당자 지정에 대한 효과성이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그것이죠.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우유 원유 기본가는 수요와 공급이 아닌 생산비 등에 비례해 매년 상승하는데, 이러한 구조에 대한 근본적 개선 없이 ‘우유담당 사무관’을 지정해 압박한다고 물가 안정화가 될 것인가 기대하긴 힘들다”고 지적했는데, 그것은 관리받는 업계들이 직접 가격 인상 대신 제품의 양과 질을 낮추는, 이른바 ‘슈링크플레이’(shrink+inflation)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경쟁에 노출돼 있는 품목에 대한 인위적인 가격 통제는 성공이 어렵고, 품질 저하나 인상 시점 연기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하면서 “통화정책 등을 통한 자연스러운 물가 안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그러면 소비자로서 우리의 대응은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이미 코로나이후 초인플레이션 시대를 맞은 우리들에게 슈링크플레이션은 세계적으로 일반적인 현상이 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2020년도 AP통신에서 미국에서도 갑티슈 한 통에 65장의 티슈가 60장으로 줄었고, ‘초바니 플립스’ 요거트는 용량이 157mL에서 133mL로 줄었으며 인도의 ‘빔’ 비누 한 덩이는 155g에서 135g으로 작아졌다.
“셀 수 없을 만큼 사례가 많아진것”이 현실이죠. 우리나라도 1997년 외환위기를 기점으로 제과업체 등은 슈링크플레이션방식으로 무게 줄이는 것이 관행이 되다시피 했습니다.
그 이유는 대부분의 소비자가 가격인상에는 민감하고 금방 눈치를 채지만 화장지의 길이나 제품 무게 등 세세한 사항은 잘 인식하지 못하기 않기 때문이죠. 포장지에 단위당 중량이나 부피를 정확하게 표기하면 줄이더라도 법에 걸리지는 않기도 하지요. 더 나아가 기업체들은 무게나 크기 축소에 주의를 기울지 못하도록 포장 모양을 바꾸거나 새로운 라벨을 붙이는 방식으로 편법을 쓰기도 합니다.
구매 중단 선택 어려워
대개 소비자들은 제품의 크기가 줄어드는 것보다는 차라리 가격인상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영국의 데이터분석 기업 유고브(YouGov)가 2017년 영국 성인 1천여 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결과에서는 46%가 ‘크기는 유지하는 대신 가격인상을 선호한다’고 답했는데 36%가 ‘가격은 유지한 채 크기가 줄어드는 것을 선호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선택의 폭이 많지 않은 시장에서는 제품의 ‘가격 유지, 크기 축소’를 하더라도 구매를 중단하기는 힘든것이 사실입니다. 위의 조사 응답자 10명 중 4명(38%)의 많은 비율이 ‘크기가 줄어든 것을 알지만 여전히 구매하고 있다’고 했고 ‘가격은 그대로지만 크기가 줄어 구매를 중단했다’고 답한 비율은 17%에 불과했습니다.
기업들이 슈링크플레이션이 알려지는 것을 좋아하지 않고 은밀히 진행합니다. 이에 소비자들은 대처할 방법은 마땅치 않습니다. 유고브 대표는 “소비자가 크기나 무게를 기억하지 못하기 때문에 제조업체들이 이를 이용하고 있으며, 소비자에게 제품의 단위당 무게를 기억하고 항상 주시하는 습관을 가지는 것"을 권고한다.
결국은 초인플레이션 시대에 똑똑한 소비자가 되기위해서는 부지런하고 기억력이 좋아야 한다는 뜻인가??
서론에서 언급한 뉴스들처럼 정부의 규제나 감시가 있더라도 기업체 들은 다양한 크기변화, 모양변화, 케이스변경 등을 통해 우회적으로 가격을 인상하려고 할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기업들의 슈링크플레이션을 피할 수는 없으며 대응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현상에 대해 인식하면서 덜 양심적인 회사를 피하고 더 양심적인 회사를 찾아야 할 것입니다. 소비자들이 단위당 무게나 크기를 일일히 기억할 수는 없으므로 뉴스가 블로그 등을 통해 불매운동까지는 아니라도 기업을 압박하여 과도한 가격인상을 못하도록 하는 방법을 활용하는 것이 적절한 대응이라고 생각합니다.
'경제 뉴스 생각하며 읽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4.3.5일) 생각하며 뉴스읽기 : 쌀보다 고기 더 많이 먹는 한국인 - 인당 60㎏ 돌파!!! (1) | 2024.03.05 |
---|---|
경제 뉴스 읽기 (2024.1월23일 화) (2) | 2024.01.24 |
2023년 10월 주요 뉴스 정리 (0) | 2023.11.02 |
2023.10.20(일) 오늘의 경제뉴스 생각하며 읽기 (1) | 2023.10.22 |
2023.10.18(수) 오늘의 경제 뉴스 생각하며 정리하기 (2) | 2023.10.22 |